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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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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

discipler 2008. 5. 23. 12:26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랄프 윈터(Ralph D. Winter) 박사가 한국교회에 거듭 전한 메시지는 “서구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특히 이번 방문중 김명혁목사와의 대담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선교에 관한 뛰어난 통찰을 엿볼 수 있다.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 선교를 향한 여러 조언들에 감사하다. 우선적으로 더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단기봉사활동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던 단기선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한국교회에서도 단기선교의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과연 선교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랄프 윈터 박사: 일반적으로 단기선교를 가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본다. 만일 전도하려 하지 않고 배우는 입장에서 단기선교를 간다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선교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이것이 선교에 공헌을 못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오히려 방해꾼이 되거나 소란을 일으키는 일도 있다. 1년에 한두 번 선교지에 단기선교팀이 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몇십 회씩 찾아간다면 이것은 방해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선교사는 여행안내자일 뿐이다. 다른 나라를 배우는 것은 좋지만 선교적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장기선교사가 쓸 돈을 단기선교사가 쓰는 것이다. 전쟁할 때 군인들을 전쟁터에 보내는데 일반 시민도 전쟁터가 보고 싶다고 해서 다 태워 보내는 것은 낭비고 방해다. 군인만 보내야지 무장되지 않은 일반 시민을 보낼 필요는 없다.

김명혁 목사: 문화와 복음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교 이전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

랄프 윈터 박사: 어떤 선교지건 문화와 기독교를 엮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모든 문화 안에는 결점이 있기 마련이다. 헬라권이나 이슬람권, 힌두권 할 것 없이 미국 문화권에도 결점이 있다. 다른 문화가 나쁘다고 하기 전에 미국의 문화도 가장 나쁜 문화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이혼율이 높다. 그리고 18살에 어른으로 인정되면서 부모와 관계가 끊어지고 가정이 깨지는데 굉장히 나쁜 문화다. 그러나 문화 안에 좋은 면이나 배워야 할 면, 도움이 되는 면도 있다. 결점이 있는 문화권 속에서도 신앙이 자리잡게 될 수 있고 문화도 변할 수 있다. 모든 문화는 질그릇에 비유할 수 있다. 복음은 보배다. 어느 한 질그릇의 보배를 다른 문화권의 질그릇에 집어넣는 것이 바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복음은 유대권-헬라권-라틴권-독일권으로 옮겨갔다.

김명혁 목사: 그렇다면 문화의 종교적인 면들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 것인가. 종교적인 문화가 발단된 곳들도 있다.

랄프 윈터 박사: 보배가 한 질그릇에 담겨졌을 때 그 보배가 문화권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보배가 문화라는 질그릇에 스며들면서 그 질그릇의 결점들이 성경 말씀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경험했다. 불교권, 힌두권, 회교권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를 받아들이는 사건은 그 전에도 있었고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 인도에는 힌두권에 속하면서도 예수를 따르는 자들 2천4백만명이 있다. 그들은 예수라는 보배를 가지고 있지만 힌두권이라는 질그릇 안에서 계속 사역하고 있는 것이다. 회교권에서 예수를 따르는 자와 예수를 따르지 않는 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언어를 쓰지만 보배가 있고 없고가 차이 나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차이지만 드러나는 문화적 행위에서는 크게 차이가 안 난다. 사실 더 어려운 질문은 바로 미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예수를 따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내가 볼 때 미국 안에서 예수를 따르는 것이 힌두권 회교권 안에서 예수를 따르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과연 진정 예수를 따르는 사람인가 물을 때 매우 골치 아픈 점이 있다. 겉으로는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생활이 정말 예수를 따르는 자들인지 모를 때가 많다.

김명혁 목사: 미국을 보면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의 차이가 별로 없다. 그러나 무슬림이 예수를 영접할 때 행위로써 변화를 드러내는 것을 많이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랄프 윈터 박사: 그렇다면 그들이 미국 기독교인처럼 행위가 드러나길 원하는가. 또한 한국 사람처럼 행위가 드러나길 원하는가. 헬라인이나 유대인으로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예수를 따르는 것도 엄청나게 혁명적인 일이다.

김명혁 목사: 아마도 이것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질문을 하겠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3개의 국가를 지목했다.

랄프 윈터 박사: 미국도 악의 축에 속할 수 있다. 모든 문화권에는 악의 요소가 있다. 미국도 여기에 포함시켰으면 문제가 없겠는데 미국을 포함시키지 않아서 잘못이라고 본다.

김명혁 목사: 선교사는 확실한 세계관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랄프 윈터 박사: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 과테말라에 가면 엄마들이 아이들을 헝겊에 싸서 다닌다. 주머니에도 넣고 다니는데 그들을 미개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테말라 사람의 이런 문화가 더 독특하고 천재적인 것일 수 있다. 유모차는 주머니에 넣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27년간 인간을 학교라는 감옥에 가둔다. 아이들을 가두는 것은 굉장히 나쁜 시스템이다.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미친 짓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또 미국에서는 결혼한 후에는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권한이 없어져서 자녀들은 부모를 떠나고 대가족이 깨진다. 미국에 이민 오는 한인들은 2년 안에 가정이 파괴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아는 한 아프리카 교수가 하는 말이 아프리카에서는 아이들을 의존적으로 키울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독립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부모들보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더 잘 안다. 또 하나, 미국은 10만 명당 750명의 사람들이 감옥에 가는데 독일은 10만 명당 90명밖에 되지 않는다.

김명혁 목사: 고백할 것이 있는데 내가 35년 전 랄프 윈터 박사의 강연을 직접 통역할 때 윈터 박사가 ‘성경도 문화다’라고 한 적이 있다. 본인은 당시에 성경은 계시라고 생각했는데 박사의 말에 동의할 수 없어 통역 때 논쟁을 하기도 했다. 평생 70년간 살았는데 내가 이제는 랄프 윈터 박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북한, 일본, 무슬림에 대해서도 논쟁을 많이 했었는데 지난 20년간 많이 자세가 바뀌었다. 북한도 무슬림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교회와 한국교회의 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여년 전 일본 지도자 1300명 있는 데에서 절하고 화해와 용서를 구했다. 내 죄를 용서해 달라고 고백했다. 그 이후 한국교계와 일본교계 지도자들이 매우 가까워졌다. 9.11 테러 이후 나는 아프간에 학교를 짓는 데도 공헌했다. 모든 사람 가운데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본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인성과 신성이다. 하나님이 모든 인간에게 이것을 심어주었다. 그것을 깨닫고 나서는 모든 사람을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됐다. 35년 전에는 랄프 윈터 박사가 가르친 내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180도 변했다. 윈터 박사의 이야기에 굉장히 동감하고 한국교회로 하여금 당신의 이야기를 듣게 하기를 원한다. 한국교회 지도자 중에는 아직 북한, 일본, 아프간 사람을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교회 지도자나 선교 지도자들이 박사와 같은 관점을 갖게 되기 원한다.

김대원 편집국장: 한국교회 선교에 대한 여러 조언들을 해주셨는데 한국교회는 아직도 예수천당-불신지옥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선교방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들이 많다. 이런 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개선하기를 원하는가.

랄프 윈터 박사: 먼저 당부할 것은 미국의 복음주의를 성경과 동일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경에 근거한 기독교가 참되지 복음주의에 근거한 기독교를 성경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복음주의는 하나의 종교고 성경은 신앙이다. 미국의 복음주의는 결점도 많고 완전한 해석이 아니다. 미국 복음주의는 하나의 종교다. 성경의 주요 용어가 있지만 이는 복음주의의 단어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 복음, 신앙, 구원, 하나님의 나라, 은혜 등 성경에서 의미하던 것과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복음주의의 못된 이단 중에서도 가장 큰 이단은 아주 짧은 시간에 4영리를 전하면서 신앙을 고백하면 ‘당신이 구원을 받았다’고 선포해주는 곳이다. 순간적으로 구원 받는 것, 이런 가르침은 아주 못된 것이다. 구원은 감정적으로 순간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빌 하이벨스 목사가 사람들을 많이 끌어 모으고 있다. 한국의 온누리교회도 마찬가지이고 복음주의 교회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 정말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성경은 천국에 대해 그렇게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다. 천국에 관해 자기 생명을 얻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생명을 잃고자 하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고 했다. 우리는 구원이 천국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수님은 정반대로 말씀하신다. 구원의 개념은 천국에 가는 것만이 아니다. 지식적으로 믿고 안 믿고에 따라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다. 성경을 어떻게 순종하고 사느냐에 따라 거기에 구원이 있다. 미국 복음주의 사람들은 선교할 때 우리의 질그릇도 전했다. 질그릇을 보배로 가장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상황화하기 전에 우리 문화부터 잘 알아야 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작업을 해야 한다.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에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랄프 윈터 박사: 복음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하고 싶다. 믿음은 순종하는 것이다. 외부적으로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순종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에 항복하는 곳이 바로 하나님의 왕국이 이뤄지는 곳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 세상에 도래했는데 거기에 순종하는 것이다. 복음주의는 하나님의 뜻이 이 세상에 온 것에 완전 복종하는 것이다. 그냥 믿는 것이 복음이 아니라 복종해야 한다. 믿는 것은 마귀도 한다. 그러나 마귀는 가슴으로 순종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모형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교회는 온 가족이 멤버가 되어야 한다. 열 가정이 모이면 회당이 되었듯이 한 사람이 자신의 여러 가족들을 포함시켜 이끌고, 그가 또 다른 가정까지 함께 데려가는 것이 교회의 모형이다. 미국 사람은 가족공동체가 모여 결정할 수 없다. 본래적인 교회 모형을 만들어 가야 한다. 바울서신에서 사용되는 ‘you’의 80% 이상이 복수단어로 사용되는데 미국의 성경은 복수와 단수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는 개인주의 사상 때문에 이것을 단수화 시킨다. 한국교회도 교회의 모형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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