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중의 하나가 세계선교운동의 방향과 흐름에 대해 살펴보는 것입니다. 선교는 이제 글로벌화가 되었기에 함께 그 걸음을 걸어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이 글은 한국선교훈련원(GMTC)의 변진석 원장님이 쓰신 글입니다. 2008년 10월에 있었던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선교위원회(MC)에 참석하고 난 후 나름대로 정리해서 쓰신 것 같습니다. 제게 너무 도움이 되어 소개합니다.
세계선교 운동의 새로운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 파타야에서 바라본 에딘버러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각주:1] 태국의 파타야(Pattaya)에서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이하 WEA) 선교위원회(Mission Commission: 이하 MC)
총회가 있었다. 세계 50개국 이상의 나라들로부터 온 250여명의 선교지도자들이 참여했던 이번 11차 총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세계선교 운동의
현재 움직임과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라틴 아메리카 선교운동과 관련된 국제대회에는 여러 번
참석한 경험이 있었지만 WEA MC 총회에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에 참석했던 대회들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쓰는 국가들의 선교지도자들의
모임으로서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가 회의 공용어로 사용되었다면, 이번 대회에는 북미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를 포괄하는 더
넓고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대표들이 왔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것이 두드러진 차이점 중 하나로 느껴졌다.
이러한 국제적, 세계적 선교대회들에
참석함으로 얻는 유익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세계적 교회(global church)의 모습과 그 교회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의 거대한 움직임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처해있는 지역이나 국가를 초월한 교회와 선교의 더 큰 그림을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놀라운 경험일 뿐 아니라, 그러한 경험은 교회와 선교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갖도록 이끌어 준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교회가 삼위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게 될 영광스러운 장면(계7:9)을 미리 앞당겨 조금 맛볼 수
있도록 해주는 이러한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모임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세계적 교회(world
church)”의 모습은 지난 세기 초에도 꿈으로만 존재했던 일이었다. 그러한 꿈이 성취되도록 기폭제 역할을 하였던 것은 100여 년 전 있었던
에딘버러(Edinburgh) 선교대회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WEA MC 총회에서도 2010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Capetown)에서 열리게 될 에딘버러 선교대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로잔 3차 대회에 대한 많은 언급이 있었다. WEA MC
파타야 총회에 참석하면서 에딘버러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이르는 지난 100년 어간 세월동안의 세계선교 운동의 흐름과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생각했던
것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1. 명실공이 세계적 기독교(World Christianity)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세기가 시작할 때만 해도 기독교는 서구의 종교로 인식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에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세계 전체
기독교 인구의 80% 이상이 유럽 내지는 북미주에 거주하고 있었다. 1910년 6월 14일부터 23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의 에딘버러에서
개최되었던 세계 선교사 대회(The World Missionary Conference)는 그러한 당시 기독교의 상황을 선명하게 반영하였다.
저명한 선교역사가인 Andrew Walls 교수는 "서구 기독교 제국에서 세계적 기독교로(From Christendom to World
Christianity)"라는 글에서 에딘버러 대회의 상황과 의의를 잘 묘사하고 있다.
에딘버러 대회는 로마 카톨릭과 동방 정교회를 제외한 당시
전 세계 개신교 선교지도자들을 총망라하여 한 자리에 모으고자 했다. 그 결과, 그 대회 참석한 대표들을 보면 영국에서 500명, 북미주에서
500명, 유럽대륙에서 170명이 참석했고 그 외 서구 식민지였던 호주, 뉴질랜드, 남아공과 같은 나라에서 26명의 백인대표들이 참석했다.
에딘버러 대회에 아프리카인 대표들은 한 사람도 초청되지 않았고, 라틴 아메리카 대표들은 제외되었는데, 다만 아시아인 14명이 버마, 실론,
중국, 인도, 일본, 그리고 한국의 신생 교회들을 대표하여 초청되었을 뿐이었다. 이러한 에딘버러 대회의 모습은 20세기 초의 기독교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었을 뿐 아니라 당시 선교운동이 가지고 있었던 선교의 전제들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에딘버러 대회의 핵심적 전제는 선교가
전 세계를 향한다기보다 기독교권(Christendom), 혹은 기독교 사회(Christian Society)인 유럽과 북미로부터 나머지
이방지역(heathendom), 혹은 비기독교 세계(Non-Christian World)로 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에 따르면
기독교권(Christendom) 안에서는 선교가 행해질 수 없는 것이며, 단지 비기독교 세계만이 선교지(mission field)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 것이 라틴 아메리카를 에딘버러 대회의 선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에딘버러 대회의
지도자들은 라틴 아메리카의 주민 대다수가 명목적인 로마 카톨릭 신자일 뿐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대륙을 기독교권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함으로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개신교 사역을 대회의 모든 통계에서 제외하는 한편 그 지역에서 사역하던 선교사와 교회 대표들을 초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은 복음주의자들을 포함하여 서구 기독교인들의 사고 속에 오랜 세월 뿌리를 내려온 지리적으로 세계와 인류를 구분하는
전통(“territorial Christendom")이 신앙고백에 의한 구분보다 우선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비서구
지역에 설립되기 시작한 교회들에 대해서도 책임 있고 독자적인 교회들로 인정하기 보다는 단순히 서구 선교운동의 연장에서 나타난 산물로서 서구교회의
전통에 부속되어 있는 존재들로 간주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불과 100년 전의 상황이었다면 21세기 초의 세계 기독교 상황은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WEA MC 총회는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에는 서구의 오래된 선교기관과 선교운동을 대표하는 사람들과 비서구의 교회와
선교지도자들의 참석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특별히 아프리카의 지역에서 온 대표들도 많았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들만 해도
앙골라, 에티오피아, 가나, 나이지리아, 기니비사우, 세네갈로부터 온 대표들이 있었다. 또한 에딘버러 대회에서 제외되었던 것과는 달리 라틴
아메리카의 각 나라들로부터 온 대표들과 그 대륙과 연관하여 사역하였던 사람들의 주도적 활동이 WEA MC 총회에서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해서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지에서 온 아시아 대표들과 다른 지역에서 온 선교지도자들이 자신의 국가와
나아가 세계복음화를 위해 당당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이제 더 이상 기독교가 어느 한
지역(서구)만을 대표하는 종교가 아니라 세계 각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세계적 기독교로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여겨졌다.
선교 또한 어느 특정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인정되고 있음을 보았다.
2.
세계선교 운동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독교권으로 분류되던 서구에서는 기독교가 퇴조하고 과거에 소위 선교지로 간주되었던
비서구에서 기독교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근래에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었지만 그러한 사실을 서구 대중에게 충격적으로 전달했던 책이 Philip
Jenkins의 The Next Christendom: The Coming of Global Christianity(2002) 였다. 그는
서구교회가 오랫동안 비서구교회의 성장을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서 기독교가 성장하고
있는 원인과 그 특징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면서 미래의 기독교는 비서구 유색인들의 종교로 인정되리라는 것을 예측하였다. 또한 그는 이것이 서구의
백인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지겠지만 사실 기독교는 오랫동안 비서구의 종교였으며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는 이제 원래의 뿌리로 회귀하고 있다고 보았다.
애초에 근동에서 발생한 기독교는 그 첫 천년동안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번성하였는데, 결정적으로 유럽이 기독교의 중심이 되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이후라는 것이다. 주후 500년경의 기독교 중심지는 이탈리아라기보다는 시리아였고, 첫 번 앵글로-색슨족 기독교 회심자가 생겼을 무렵
에티오피아에는 이미 기독교를 십대 째 믿어오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중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는 일본의 불교
역사, 영국의 기독교 역사만큼 뿌리가 깊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우리는 적어도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통하여 기독교가 서구 백인의 종교로 인식되고
왔던 종래의 그림을 바로잡는데 도움을 얻을 뿐 아니라 기독교의 중심이 역사 속에서 변화되어 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 기독교
인구의 60% 정도가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와 같은 비서구권에 살고 있고 이러한 비율은 더 가속화될 것이 전망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기독교 세계의 중심이 제네바, 로마, 런던, 파리, 시카고와 뉴욕이라기보다 킨샤사, 상파울루, 아디스아바바, 마닐라, 상해, 북경, 혹은
서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선교운동의 측면에서 보자면 다음과 같은 사실로 귀결될 수 있다.
선교운동의 활력은 그
지역의 존재하는 교회의 활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기에 서구에서의 교회의 쇠락이 서구선교 운동의 쇠퇴로 나타날 것인 반면, 비서구권에서의
활력 있는 교회성장은 활력 있는 선교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예는 한국교회의 지난 30여 년 간의 선교운동이 대표적 예이며,
브라질, 가나,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교 운동이 그것을 예증하고 있다.
이번 WEA MC에서 필자는 선교훈련
네트워크(IMTN: International Missionary Training Network)에 참여하여 활동하였다. 세계 각 지역에서
선교훈련을 하고 있거나 관심 있는 15명 정도의 사람들이 선교 훈련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들을 토론하였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통적인 선교사
파송국가들(영국, 미국, 독일)에서 온 대표들의 태도였다. 선교가 마치 서구교회와 “백인들의 책임”(White Man's Burden)으로
간주되었던 때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제 그들이 비서구 교회의 선교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또한 배우려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세계선교 운동의 흐름에 이미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영국의 유명한 선교사훈련학교인 열방대학(All Nations
Christian College)에서 온 대표가 이제 그 학교에 지망생들이 줄어서 학교 운영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서
선교는 언제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어느 민족이나 교회, 혹은 기관에게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주셨을 때 최선을
다해 기쁘게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였다.
3. 한국선교 운동이 특별히 기여할 바가 있다.
다시 100년
전 에딘버러 선교대회로 돌아가 보면, 그 대회에서 한국교회와 그 선교운동에 대한 기대는 미미했던 것을 본다. 에딘버러 대회에서는 선교에 대한
많은 통계와 전망이 나왔는데 그 자료를 준비한 책임자는 레바논에서 미국 장로교 선교사로 활약하던 James S. Dennis 목사였다. 그는
당시에 가장 인정받던 선교운동에 관한 통계 전문가로서 이미 1893년에 현대 개신교 선교 운동을 평가하는 자료들을 정리하여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해외선교 백주년(Foreign Missions after a Century)”이라는 제하의 강연을 하였다. 그 강연에서 그는 일본이 동양
선교의 핵심이 될 것을 전망했고, 그 나라가 현대 선교의 가장 위대한 트로피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중국의 성장하고 있던 교회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하였고, 나아가 인도는 집단 개종운동으로 말미암아 조만간 기독교 국가로 전환될 것이라고 보았던 반면, 당시 불과 177명의
개신교 신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된 한국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갔었다. 그의 이러한 전망은 에딘버러 대회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한편 에딘버러 대회는 “20세기, 우리는 전례 없는 기독교 선교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대(大)전제하에 많은 낙관적인 전망을 하였었다. 하지만
그러한 전망들은 뒤이은 1차 세계대전(1914-1918), 러시아 혁명(1917), 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말미암은 유럽의 붕괴와
서구 식민지들의 독립으로 인해서 그 근거가 무너지고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가 버리고 말았다. 더구나 기독교의 견고한 근거지요, 세계선교 운동의
영구한 중심지라고 여겨졌던 유럽의 세속화와 기독교에 대한 배교현상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에딘버러 대회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지역에서 기독교의 성장이 일어났다. 지난 수 십 년간에 걸쳐 일어났던 아프리카에서의 기독교의 급성장과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개신교
부흥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일본이나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아시아 선교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던 에딘버러 대회의 예측은 신속하게 실망으로 바뀌었던
반면, 한국의 기독교가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을 지속하다가 마침내 20세기 말 한국이 선교 대국으로 부상하였다는 것은 세계선교 역사에
경이로운 일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는"(고전1:27) 하나님의 섭리가 드러난 것이며
인간의 모든 이해와 지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지혜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할 것이다.
WEA MC 총회에서 만난 많은 서구 및 비서구
선교 지도자들은 한국선교 운동에 대해 깊은 관심과 더불어 상당히 많은 질문들을 던지는 것을 보았다. 특별히 국제단체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단체
속에 있는 한국선교사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개인적으로 질문을 해왔다. 그들이 볼 때에 이제 세계선교 무대에 부상(emerging)하기
시작하는 한국 선교사들은 아직 미숙한 점이 많다고 느낄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들로부터 겸손히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선교 운동은
다음 몇 가지 점들에 있어 세계선교 운동에 특별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첫째, 한국선교 운동은 소위
기독교권(Christendom)에 속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태동한 선교운동으로서 정부나 사회의 비호내지 후원을 받지 않고 선교하는 모델을 비서구
교회에 제공하고, 나아가 이제는 더 이상 기독교권으로 간주될 수 없는 환경가운데서 선교운동을 지속해야할 서구 교회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서구 선교가 계몽주의에 근거한 서구 문명을 앞세워 승리주의 정신에 의거하여 선교해왔다면, 한국선교 운동은 가난과 고난
속에서 키워온 영성과 믿음으로 선교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 대부분 비슷한 처지에 있는 2/3세계 교회들과의 연대성을 강화하고 그들 가운데서 선교
운동이 일어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WEA MC 총회에서도 핍박과 고난의 상황 속에서의 선교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힘을 가진 자로서가 아니라 연약한 가운데도 십자가를 의지하여 수행하는 선교는 초대교회의 선교 모델과 가까운 것으로서 기독교 선교의
새로운 방향성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선교 운동이 그 초기에 세계에 흩어져있는 한국 디아스포라들을 근거로 하여 확산되었던 경험을
신학적, 선교학적으로 체계화하고 원리들을 세울 수 있다면 세계화의 물결 속에 이주민들의 급증하는 현 상황 속에서 세계선교 운동을 활성화하는데 큰
통찰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 교회를 도전하여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화교(華僑) 공동체를 선교 기지화 하도록 도전하는 방안도 한국
선교사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선교 운동은 선교 현지에서 교회개척이나 신학교 사역을 넘어 현지교회와 현지
그리스도인들을 선교 훈련하는 사역을 전개함으로 세계선교 운동을 가속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초기부터 선교하는 교회를
지향했던 전통과 더불어 지난 30년간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교회가 타문화 선교 운동에 참여하여 많은 숫자의 선교사를 배출하는 경험을
했던 것이 우리에게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오랫동안 서양 선교사들이 선교를 자신들의 책임으로 한정시켜 생각하고 다른 지역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세계선교의 주체와 동역자로 인정하는데 까지 머뭇거리며 오랜 시간을 끌었던 전철(前轍)을 한국 선교사들은 구태여 되밟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선교사들은 처음부터 현지인들과 현지교회를 선교적 안목에서 바라보고 그들이 자신의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선교 운동에 참여하도록
도전하며 이끌어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A국에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이 이미 그런 일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이번에 WEA
MC모임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길에 태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 선교사를 만났는데 그 역시 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도전하여 인근 국가에 선교사로
파송할 꿈을 키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번에 WEA MC의 선교훈련 네트워크(IMTN: International Missionary
Training Network)에서도 어떻게 선교사 훈련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더불어 세계 각 지역에서 선교 훈련자들을
일으키는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결정하였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몽골을 아우르는 동아시아지역의 선교훈련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GMTC는 지난 22년 동안의 선교사를 훈련시켰던 경험을 기초로 하여 앞으로 선교 훈련자들을 훈련하는
일에도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만일 이러한 일이 활성화된다면 그야말로 각 지역에서 일어난 선교사들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사역하는 가운데
선교 현장에서 서로 만나 다문화/다인종의 선교사들의 팀을 이루어 그곳에 교회를 세우고 또 현지인들을 선교사들을 훈련시켜 배출하는 연쇄적인 반응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도행전 시대에 이루었던 로마제국의 급속한 복음화의 비밀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결론>
지난 1910년 에딘버러 선교대회 이후 100여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계선교 운동은 사람들이
예측했던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에딘버러 참석자들이 꿈꾸던 것보다 더 놀랍게 성취되어 오늘날과 같은 세계 기독교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비록 한동안 기독교의 근거지로 간주되었던 서구에서 기독교와 선교운동의 쇠퇴가 가속화되는 것만큼 비서구 지역에서의 기독교와 선교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상도 경이롭다. 이 모든 일을 보면서 우리는 분명 선교의 주체는 지혜로우신 삼위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섭리는 비록 부족할망정 당신의 종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드린 믿음과 사랑의 수고를 일축하거나 무시하시지
않으신다(Andrew Walls)는 것을 역사를 통해 보여주셨다.
그의 선교사역 13년 되던 해인 1806년, 윌리암 케리는 세계 선교를 위해
남아프리카 희망봉에서 1810년에 전 세계 선교사들을 한 곳에 모으고 초교파적으로 ‘세계 선교사 대회’를 개최하자는 야심찬 제안을 했다. 그러한
꿈은 100년이 지나 1910년 에딘버러 대회가 개최됨으로 일부 성취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때로부터 또 다시 100년이 지난 시점이 되는
2010년, 드디어 그가 지목했던 장소인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세계선교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윌리암 케리의 꿈은 그가 기대했던 것이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넘치도록 하나님으로부터 응답받았다고 보여진다. 21세기의 초입에 세계교회는 케이프타운에서 다시 한 번 세계복음화의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거기에서는 지난 세기와는 다른 전망이 나오게 될 것이며, 특별히 한국을 비롯한 비서구 교회의 선교운동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전망들 역시 20세기 초의 에딘버러 대회의 전망처럼 어긋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역사의
방향을 주도하시며 당신의 백성들을 이끌어 가실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의 발걸음을 옮겨 놓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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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knoll, New York: Orbis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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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eth R. Ross. 2006. "The Centenary of Edinburgh 1910: 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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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ley, Brian ed. 2001. Christian Missions and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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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Defining the
Boundaries of Christendom: The Two Worlds of the World Missionary Conference,
1910." 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October):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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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s, Andrew. 2004. The Cross-Cultural Process in Christian
History. New York: Orbis Books.